- 디지데이가 2026년 10월 5일 낸 미디어 에이전시 보고서는 클라이언트 예산이 유지 또는 소폭 증가했지만 업프론트 선약정은 꺼렸다고 밝혔다.
- 다만 응답자가 30명이라 국내 매체 운영에는 방향성 참고 자료로 읽어야 한다.
디지데이가 2026년 10월 5일 공개한 미디어 에이전시 보고서에 따르면, 클라이언트는 광고 예산을 줄이지 않았는데도 업프론트(방송 광고 시즌 전에 물량을 미리 사 두는 선구매 시장)에서는 돈을 풀지 않았다. 장기 약정은 줄이고 채널 사이로 예산을 옮길 여지는 넓히려는 흐름이다.
이 보고서는 디지데이 유료 회원용 리서치 시리즈의 하나다. 디지데이는 2026년 3분기에 에이전시 종사자 30명에게 설문을 돌렸고, 미디어 투자와 기술을 총괄하는 에이전시 임원 5명이 참여한 포커스 그룹도 1회 진행했다. 포커스 그룹에는 고피시 디지털(Go Fish Digital), 호라이즌 미디어(Horizon Media), 노버스(Novus), 티뉴이티(Tinuiti), UM이 참여했다.
예산은 지켰지만 약정은 미뤘다
디지데이에 따르면 2025년에는 관세와 물가 상승이 클라이언트 지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026년에는 에이전시들이 지출이 비슷하거나 약간 늘었다고 답했다. 설문에서 클라이언트 미디어 예산이 같은 수준이라는 응답은 36%, 늘었다는 응답은 32%, 줄었다는 응답은 18%였다.
그런데 이 예산이 2026년 5월 업프론트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포커스 그룹 참가자들은 업프론트가 통상 연중 나머지 기간 지출의 가늠자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임원들의 공통된 진단은 클라이언트가 필요에 따라 채널 사이에서 광고비를 옮길 수 있기를 원한다는 것이었다.
UM의 마시 그린버거 최고투자책임자는 더 많은 클라이언트가 유연성을 찾으며 업프론트에서 돈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이 지출 감소를 뜻하는 것은 아닐 수 있으며, 다르게 쓰고 장기 약정을 줄이려는 신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호라이즌 미디어의 세라 더피 부사장도 업프론트 약정에서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이 고객 명단 안에서 늘고 있다고 말했다.
2027년 전망도 비슷하다. 설문 응답자의 39%는 예산이 같을 것으로, 같은 39%는 늘 것으로, 21%는 줄 것으로 내다봤다. 더피 부사장은 내년이 2026년과 비슷하되 더 유연한 환경에서 집행되고, 스포츠 같은 수요가 높은 영역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와 하반기를 어떻게 나눌지, 지금 무엇을 확정해야 인벤토리를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AI 검색과 스트리밍이 늘고 옥외와 방송이 줄었다
채널별 응답은 더 뚜렷하다. 디지데이 설문에서 2026년 클라이언트 지출이 늘었다고 답한 채널은 AI 검색(생성형 AI 서비스 안에서 이뤄지는 검색)과 스트리밍 영상 및 CTV(인터넷에 연결된 TV)가 각각 89%였다. 응답자가 30명뿐이어서 이 비율은 소수 응답에 기반한다.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및 소셜 미디어는 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 마케팅 및 소셜 미디어가 각각 78%였다. 반대로 지출이 줄었다고 답한 채널은 옥외광고와 방송 미디어로, 각각 응답자의 60%가 꼽았다. 디지데이는 WPP가 2026년 6월에 AI 검색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광고 투자 영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고, 설문 결과가 이를 반영했다고 짚었다.
다만 소셜과 크리에이터, 스트리밍은 엇갈린 흐름도 보인다. 이 세 채널 각각에서 클라이언트가 지출을 줄였다는 응답도 40%였다. 디지데이는 경기 불확실성이 클 때 디지털 채널에서 이런 등락이 흔하다고 분석했다. 늘리고 줄이기가 상대적으로 쉬워 클라이언트가 우선순위에 맞춰 투자를 조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TV와 스트리밍 판매자도 선형 TV와 스트리밍 인벤토리 사이로 돈을 옮길 수 있다는 점을 광고주에게 점점 더 내세우고 있다고 한다.
고피시 디지털의 데이비드 드웩 대표는 소셜 미디어와 크리에이터, 스트리밍으로 예산을 크게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LLM(대규모 언어 모델)의 부상으로 구글과 아마존까지 큰 혼란을 겪고 있다고 보고, 소셜 고객사를 위해 틱톡과 메타, 그리고 그보다 작은 규모의 스냅 비중을 키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한 에이전시 대표의 발언이며, 업계 전체의 합의로 볼 수는 없다.
크리에이터는 소셜과 경쟁하지 않고 연결된다
디지데이는 소셜 미디어와 크리에이터 지출의 증감이 두 채널이 광고비를 놓고 다투는 모양새가 아니라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크리에이터 콘텐츠가 자사 미디어나 획득 미디어로 기능하면서 유료 소셜 집행의 소재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노버스의 올리비에 페팽 CTO는 소셜 예산이 늘면서 크리에이터를 활용하고 이를 증폭하는 방식으로 빌려 쓰는 소셜 대신 자체 소셜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개월 동안 크리에이터 마케팅이 조금이라도 혹은 크게 더 중요해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75%였다.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는 목표로는 커뮤니티 구축(61%), 유료 미디어 증폭과 브랜디드 콘텐츠 제작(각각 57%), 진정성 구축(50%), 전문성과 권위 확립(46%)이 상위 다섯 가지였다. 에이전시 임원들은 클라이언트가 주로 신뢰를 쌓고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으려고 크리에이터와 일한다고 전했다. 티뉴이티의 해리 브라운 부사장은 2026년 클라이언트 대화에서 신뢰라는 말이 가장 자주 나왔다고 말했다.
드웩 대표는 대형 브랜드가 브랜드 가이드라인을 느슨하게 적용하고, 크리에이터 제작물의 유통권을 직접 협상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통적으로 제작한 크리에이티브 단위에 비해 크리에이터 제작물의 성과가 높게 나오고 있으며, 주로 틱톡이지만 인스타그램과 유튜브도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는 에이전시 대표의 발언이며 독립적으로 검증된 결과는 아니다. 그는 인플루언서는 도달 범위, 크리에이터는 콘텐츠 제작과 더 많은 자산 확보 용도로 구분해 본다고도 했다.
리테일 미디어도 크리에이터 협업의 새 무대다. 디지데이 2026년 1분기 설문에서 응답자의 17%가 리테일 미디어용 콘텐츠를 만들려고 인플루언서와 협업한다고 답했다. 소셜 미디어(96%)에 이은 두 번째 채널이다. 옴니콤 미디어는 메타와 월마트 커넥트의 구매 데이터를 인스타그램 크리에이터 캠페인에 연결하는 계약을 맺어, 인플루언서 활동을 매출 성과와 이어 볼 수 있게 했다. 이 회사는 전년에 틱톡과도 비슷한 계약을 맺었다. 틱톡 샵도 2026년 6월에는 아마존, 월마트와 함께 정식 에이전시 RFP(제안 요청서)에 오르내리며, 브랜드가 예산을 실제로 배정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디지데이는 전했다.
AI 도입 비용이 쌓이고 있다
보고서는 에이전시의 AI 비용 문제도 다룬다. AI 도입 비용이 예상한 만큼이라는 응답은 45%, 예상보다 조금 혹은 크게 더 들었다는 응답은 31%, 조금 덜 들었다는 응답은 24%였다. 그래도 업무 효율화나 역할 대체로 비용을 절감했다는 응답이 나왔다. 고피시 디지털은 직원별 토큰 사용량을 추적하는 대시보드를 만들어 비용이 어디서 쌓이는지 살핀다. 노버스의 페팽 CTO는 팀마다 도구를 만들고 있어 누군가 이를 통합하고 쓸모 있는 것을 가려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마케터가 가져갈 지점
국내 대행 계약이나 매체 집행 관행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다. 그래도 예산이 같거나 늘어도 약정은 줄이고 이동 여지는 넓히려는 흐름은 에이전시와 연간 계획을 짜는 국내 마케터가 점검해 볼 만한 질문이다. 자사 계약에서 선약정 비중과 중간 재배분 조건이 어떻게 돼 있는지, 상반기와 하반기 중 무엇을 미리 확정할지 에이전시와 먼저 논의해 볼 수 있다. AI 검색과 크리에이터 비중을 키울 때는 이 보고서의 응답이 방향성 참고일 뿐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자사 측정 기준으로 성과를 따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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