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로 광고 문구와 블로그 초안을 만드는 일은 마케팅팀의 일상 업무가 됐다. 초안을 쓰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그 초안이 맞는지 확인하고 게시 여부를 판단하는 일이 마케터 몫으로 남는다.

미국 마케팅 소프트웨어 기업 허브스팟이 전 세계 B2B, B2C 마케터 1,500여 명을 조사해 2026년 4월 갱신한 '2026 마케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마케팅팀의 86.4%가 최소 몇 개 분야에서 AI를 쓰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 AI를 많이 쓴다는 응답은 42.5%, 가끔 쓴다는 응답은 38%였다. 응답자의 73.4%는 AI가 마케터와 함께 일하는 방식으로 쓰인다고 봤고, 62.7%는 사람 중심의 고유한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고 답했다. 생산성이 크게 늘었다는 응답은 26.5%, 조금 또는 어느 정도 늘었다는 응답은 66.2%였다.

국내 이용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AI 경제연구소가 2026년 9월 28일 발표한 'AI 확산 보고서'에서 한국의 생성형 AI 이용자 비중은 2026년 6월 기준 근로연령인구(15~64세)의 40.6%였다. 12개월 사이 약 15%포인트 늘었고, 순위는 세계 16위에서 12위로 올랐다.

AI 초안은 사람이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

AI 초안이 늘수록 커지는 일은 검수다. 구글 검색 센터의 생성형 AI 콘텐츠 가이드(2026년 10월 1일 갱신)는 생성형 모델이 사실을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럴듯한 단어 순서를 예측한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AI 결과물에는 환각이라 불리는 부정확한 내용이 섞일 수 있고, 게시 전 모든 AI 생성 콘텐츠를 사람이 직접 사실 확인하고 검토해야 한다고 적었다. 검토 대상에는 본문뿐 아니라 페이지 제목(title), 메타 설명, 구조화 데이터, 이미지 대체 텍스트도 들어간다.

AI로 페이지를 대량으로 찍어 내는 방식에는 선을 그었다. 이용자에게 가치를 더하지 않으면서 생성형 AI로 많은 페이지를 만들면 '대량 생성 콘텐츠 남용' 스팸 정책 위반이 될 수 있다. 커머스 담당자는 구글 머천트 센터 정책도 확인해야 한다. 구글 가이드에 따르면 AI로 만든 상품 이미지에는 IPTC 메타데이터의 'TrainedAlgorithmicMedia' 값을 넣어야 하고, AI가 만든 상품명과 설명은 별도 속성으로 지정해 AI 생성임을 표시해야 한다.

제작 방식은 독자에게 알린다

구글은 콘텐츠를 누가, 어떻게, 왜 만들었는지 독자가 알 수 있게 하라고 권한다. 자동화나 AI로 콘텐츠를 상당 부분 만들었다면 그 사실을 밝히고 어떻게 활용했는지 설명하는 방식이다. 작성자를 꾸며내는 일은 분명히 금지한다. AI로 만든 얼굴 사진이나 지어낸 이름, 거짓 자격으로 전문가가 쓴 글처럼 보이게 하는 것을 구글은 기만으로 보고, 저품질 페이지의 신호로 다룬다.

구글은 경험도 강조한다. 2026년 5월 낸 생성형 AI 기능 최적화 가이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상식 수준의 글을 '범용(commodity) 콘텐츠'로 부르고, 직접 경험이나 전문가의 관점을 담은 글을 권했다. 다른 사람이 이미 한 말이나 생성형 AI가 쉽게 만들어 낼 수 있는 내용을 되풀이하지 말라는 주문도 있다. AI 초안을 손보지 않고 그대로 올리는 방식으로는 이 기준을 채우기 어렵다. 초안에 자사 고객 사례나 직접 시험한 결과를 더하는 작업은 마케터가 맡아야 한다.

도구보다 책임자부터 정한다

AI 초안을 쓰는 팀이라면 어떤 도구를 쓸지보다 누가 무엇을 책임지는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 어떤 업무에 AI 초안을 쓰는지, 누가 숫자와 인용을 원출처와 대조하는지, 누가 최종 게시를 승인하는지를 문서로 남긴다. 의료, 법률, 금융처럼 구글이 YMYL(Your Money or Your Life) 주제로 분류해 더 엄격하게 보는 분야는 해당 분야 전문가의 검토를 거치게 한다. AI로 만든 이미지와 상품 정보에는 표시 기준을 정해 둔다.

허브스팟 조사에서 응답자 다수가 사람 중심 콘텐츠가 더 필요하다고 답한 것도 같은 방향이다. AI는 초안 작성 속도를 높여 주지만, 고객 상황에 맞는 판단과 직접 겪은 사례, 사실 확인은 마케터가 채워야 하는 부분으로 남아 있다.